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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FaMo

날짜
2024/05/19
설명
장르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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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 여러분은 연초에 세운 계획들을 잘 지키고 계신가요? 저는 안타깝게도 벌써 절반 정도의 계획이 폐기되거나 다른 년도로 미뤄졌어요. 올해에 제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적었고, 계획 하나하나가 많은 집중과 노력을 요구한 탓인 것 같아요. 하지만 살아남은 것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어요. 바로 FaMo예요! 최근에 제가 인스타그램에 새 피드를 올리면서 #FaMo라는 태그를 달았었어요. 제가 뜬금없이 낯선 단어를 달아서 그런지 많은 분들께서 FaMo가 뭐냐고 물어주셨어요. 그래서 이번 에세이는 제 개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FaMo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FaMo2
FaMo3, 하나
FaMo3, 둘

1. FaMo란?

FaMo는 Fashion Model의 앞 두 글자들을 붙여 지은 이름으로 올해 초 야심 차게 시작한 개인 프로젝트예요. 이름에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듯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다양한 패션들을 도전해 보며 내게 맞는 패션코드 찾기!>이고 다른 하나는 <마치 모델처럼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 되기!> 예요. 매달 한 편 이상의 FaMo를 발행해 군복무가 마치는 12월 중순 즈음 총 10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5월이 지나는 시점, 벌써 총 5편의 FaMo가 제 인스타계정(@isan.hyuk)에 발행되었어요.

2. 구체적인 진행방법은?

FaMo를 진행하는 방법은 총 4단계로 구성돼요. 먼저  사진 찍을 날짜와 장소를 선정합니다. 저는 평일엔 소방서에서 군복무를 하고 주말엔 드로잉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로 공휴일로 날짜를 정합니다. 날짜가 정해지면 장소를 정해요. 저는 실내보다 야외 촬영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해당 계절과 제철을 고려해 장소를 선정합니다. 배경이 정해지면  해당 장소와 그날 날씨에 어울리는 패션을 준비해요. 제 옷장에 제가 원하는 옷이 있는 경우엔 그대로 준비하지만 맘에 드는 것이 없는 경우 옷을 사게 됩니다.
패션 준비까지 마쳐지면 해당 날에 장소로 이동하여  촬영을 진행합니다. 연출하고 싶은 제 모습을 구상하고 카메라 구도와 포즈를 정합니다. 보통 한번 출사를 나가면 두세 곳을 다니게 되고 한 장소당 2가지 이상의 구도와 포즈를 취하게 돼요. 이로써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워지는 연습을 많이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촬영이 마쳐지면 집으로 돌아와 당일날 저녁에 곧바로  결과물을 추리고 FaMo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사진 찍힐 때의 기억과 감정이 생생하게 남아있을 때 제대로 개선점을 찾고자 당일날에 4번을 진행하는 걸 원칙으로 세웠어요.
피드백을 진행할 땐 제가 구상한 대로 잘 연출되었는지 제 몸짓과 표정을 중점적으로 봐요. 피드백과 함께 사진들이 추려지면 후보정을 진행합니다. 연출을 마무리하는 작업이에요. 주로 색감보정과 수직·수평 맞추기 그리고 전체적인 구조를 한 번 더 편집합니다. 정리된 결과물들의 순서를 정해 제 인스타 계정에 피드로 올리게 되면 한 번의 FaMo가 마쳐지게 됩니다. 피드를 올리고 나서 팔로워분들께 피드백을 한 번 더 받게 돼요. 모든 피드백들은 다음 FaMo 때 반영하게 됩니다.

3. FaMo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저는 이전까지 카메라 앞에만 서면 로봇처럼 뚝딱거렸어요 이런 제 모습을 변화시키고 싶었습니다. 항상 카메라 앞에 서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떤 몸짓을 해야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 스스로 제 모습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사진을 꼭 찍혀보고 싶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참 예쁜 장소에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엔 너무 아쉬웠어요. 제가 이곳에 다녀온 흔적을 제대로 남기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그 당시 절 모델로 사진을 찍는다는 건 참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이대로면 아무런 발전이 없겠다 싶어 큰 용기를 냈었습니다. 잘 찍혀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게 됐었어요.
그때 찍었던 사진이 FaMo의 계기가 되었어요. 폰카메라 셔터음이 몇 번 울리고 저는 장소에서 내려와 긴장한 상태로 화면을 들여다봤어요. 그때 찍힌 사진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사진 속에 있는 저는 꽤나 안정된 자세로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막상 보니 카메라에 찍힌 제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그날 그 사진을 통해 저도 잘 찍힐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날 전 결심하게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혀보겠노라!'라고.
계기가 되어준 사진
총 10회가 목표인 FaMo는 현재 5회까지 진행되었고 나머지 5회를 남겨둔 상황입니다. 특히 마지막 10번째는 스튜디오에 가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해보려고 해요. 그간의 경험을 통해 생긴 자신감으로 이십 대 초반의 제 모습을 제대로 사진에 담아두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 차례 FaMo가 마무리됐을 때, 저는 누군가 제게 사진 한 장 찍어주겠다는 말에 손사래를 치지 않고 곧장 상황에 어울리는 포즈를 취하며 그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될 거예요. 그런 날을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제 프로젝트 하나를 소개해드렸어요. 여러분도 저처럼 개인적으로 기획해 진행해보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만약 따로 하는 건 없으신데 저처럼 사진을 잘 찍히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저와 함께 #FaMo 하는 건 어떠신가요?
6월엔 또 어떤 FaMo가 발행될지 기대하며 이번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